오늘은 안보딜레마와 국방딜레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딜레마(Dilemma)라는 것은 쉽게 말해 진퇴양란 또는 궁지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두 가지 선택지가 놓여있을 때 그 어느 것도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을 놓고 이야기 하는 용어입니다.
딜레마는 굉장히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요.
영화 "아이 인 더 스카이" 를 소개하는 글에서는 트롤리의 딜레마를 다뤘었습니다.
오늘은 국가 간의 군비경쟁 또는 전쟁으로의 과정을 설명하는데 자주 사용되는 안보딜레마에 대해 알아보고,
이와 비교해서 국방딜레마가 무엇인지 간단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죄수의 딜레마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는 안보딜레마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안보딜레마를 살펴보기에 앞서 죄수의 딜레마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죄수의 딜레마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게임이론을 활용해서 이해야 합니다.
먼저 죄수의 딜레마를 글로 풀어서 설명한 뒤에 게임이론으로 다시 설명해보겠습니다.
죄수의 딜레마는 다음과 같은 상황을 의미합니다.
- 두 죄수가 함께 도둑질을 하다 잡혔서 심문을 받고 있습니다.
- 두 죄수 모두 혐의를 부인할 경우 아주 짧은 기간만 복역을 하고 구치소를 나갈 수 있습니다.
- 반면에 어느 한 죄수가 다른 죄수가 한 일이라고 고발하면, 고발한 죄수는 바로 집으로 갈 수 있지만
다른 한 명의 죄수는 모든 죄를 뒤집에 쓰고 혼자서 오랜 기간 복역을 해야 합니다.
- 만약 두 명의 죄수가 서로 상대의 죄를 진술하면 두 죄수 모두 오랜 기간 복역을 해야 하죠.
이러한 상황에서 두 죄수에게 최선의 결과는 두 죄수가 협력하여 혐의를 부인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어느 한 쪽이 혐의를 부인했는데, 다른 한 쪽이 상대의 죄를 고발하면 혼자서 모든 죄를 뒤집에 쓰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두 죄수 모두 자신이 협력하여 혐의를 부인하더라고 상대가 자신을 배신할 경우 발생할 문제를 우려하여
자신이 상대의 죄를 고발하려는 충동을 느끼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두 죄수 모두 서로의 죄를 고발하고
두 죄수가 모두 오랜 기간 복역을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이어서 게임이론으로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위 표에서 P1과 P2는 두 명의 죄수를 의미합니다.
협력(C, Cooperation)은 혐의를 부인하는 것이고,
배신(D, Defection)은 상대를 배신하고 상대의 죄를 고발하는 선택을 의미합니다.
표의 각 칸에 나와있는 숫자에서
앞의 숫자는 P1의 복역기간(비용)을 의미하는 것이고, 뒤의 숫자는 P2의 복역기간(비용)을 의미하죠.
P1과 P2가 모두 협력할 경우 두 죄수 모두 -1의 비용이 발생하는데요. 이는 짧은 복역기간을 의미합니다.
P1과 P2가 모두 배신할 경우 두 죄소 모두 -8의 비용이 발생하고, 이는 긴 복역기간을 의미하죠.
P1과 P2 중 어느 하나는 배신하고 다른 하나는 협력할 경우 배신한 쪽은 0의 비용이, 협력한 쪽은 -8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이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서는 결과적으로 두 죄수가 모두 배신을 하고 둘 모두 -8이라는 비용을 지불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 자체가 협력을 어렵게 하는데요. 왜 그렇지 게임이론의 원리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P1의 입장에서 합리적인 선택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P2가 협력을 한다고 가정할 때
P1의 입장에서 합리적인 선택은 배신하는 것입니다.
배신할 때의 비용 0이 협력할 때의 비용 -1보다 적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다른 상황도 가정해보죠.
P2가 배신한다고 가정할 때도
P1의 입장에서 합리적인 선택은 배신을 하는 것입니다.
협력할 때의 비용 -12이 배신의 비용 -8보다 크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P1은 P2가 어느 선택을 하더라고 배신을 하는 것이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전략이 됩니다.
(이렇게 어떤 상황에서도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전략을 우월전략[dominant strategy]이라고 합니다.)
P2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P1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고 P2는 배신을 하는 것이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죠.
따라서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서 두 죄수는 모두 배신을 하게 되고 그 결과는 (-8, -8)로 귀결되 수 밖에 없죠.
(이렇게 각 행위자 모두 혼자서는 전략을 변경할 동기가 없는 상태는 내쉬균형[Nash Equilibrium]이라고 합니다.)
2. 안보딜레마
안보딜레마(Security Dilemma)는 죄수의 딜레마와 같은 원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위의 표를 그래도 안보딜레마 상황에 적용해보겠습니다.
두 국가 P1과 P2가 경쟁 관계에 있다고 했을 때,
두 국가 모두 군비를 감소하는 것으로 협력하면 불필요한 군사력에 예산을 소모하지 않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양국 모두 군비를 감소함에 따라 위협이 감소하고 평화가 증진되게 됩니다.
반면에 어느 한쪽만 군비를 감소하고 다른 한 국가는 군비를 증강할 경우
군비를 감소한 국가는 경쟁 관계에서 군사력 열세에 처하게 되고 위협이 증가하게 됩니다.
반면 군비를 증가한 국가는 경쟁 관게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고 상대를 공격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죠.
그렇기 때문에 두 국가는 상대의 협력과 의도를 의심하고 군비를 증강하게 됩니다.
두 국가 모두 군비를 증강하면 서로 위협이 증가하고, 증가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 다시 또 군비를 증강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이를 안보딜레마라고 합니다.
안보딜레마는 최근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을 설명하는데 자주 사용되죠.
그리고 나토와 러시아의 경쟁에 따른 우크라이나 전쟁의 발발을 설명할 때도 사용이 됩니다.
국가들이 자국의 안보를 위해 군비를 증강하는 것이 상대를 위협하여 상대의 군비증강을 야기하고
결국 이 때문에 자국의 안보 위협이 증대되어 또 다시 군비 증강을 해야하는 상황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3. 국방딜레마
국방딜레마는 안보딜레마와 다른 개념입니다.
두 가지 개념을 혼동할 수도 있지만 각각 다른 상황을 설명하는데 사용되죠.
국방딜레마는 안보딜레마와 마찬가지로
국가가 군비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였을 때 발생하는 상황에 관한 것이지만
국내적인 문제를 설명할 때 사용합니다.
국가가 자국의 안보를 위해 국방에 큰 예산을 투입할 경우
국가의 다른 분야에 투입할 수 있는 예산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보건, 교육, 경제, 교통 등 사회의 다른 분야에서 발전이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국가 내부가 불안정해져 결과적으로 국가 안보가 불안정해지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인 국방딜레마의 상황이
핵무기를 개발 및 과도한 군비 지출에 따른 북한의 국방딜레마,
그리고 1980년대 초반 미소간 군비경쟁에 따른 소련의 국방딜레마 심화와 이에 따른 고르바초프의 신사고 등장을 들 수 있습니다.
국방딜레마와 안보딜레마는 연결이 되어있습니다.
안보딜레마로 인해 국가가 연쇄적이고 경쟁적인 군비증강의 함정에 빠지게 되면
국가 내부적으로는 국방딜레마가 발생하여 안보가 취약해집니다.
레이건 행정부 당시 미국은 상쇄전략을 통해 소련의 군비증강을 유도하고 국방딜레마에 빠뜨려 경쟁에서 우위에 서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고르바초프의 신사고는 절대안보 관점으로 인한 안보딜레마에서 벗어나
공동안보의 관점을 채택하고 이를 통해 경쟁과 긴장을 완화하고 개혁개방 정책을 통해
취약해진 소련 내부의 안보상황을 개선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오늘은 국방딜레마와 안보딜레마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국방딜레마와 안보딜레마로 인해
냉전시대 미소 경쟁에 따른 군비경쟁와 국제사회의 위협 증가, 소련 내부의 경제 상황 악화가 발생하였고
이를 해소한 고르바초프의 신사고와 개혁개방 정책도 함께 알아보았습니다.
더불어 2022년 8월 30일에 서거하신 고르바초프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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