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의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봉쇄 조치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발트해(Baltic Sea)로 확전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리투아니아가 유럽연합(EU: European Union) 경제 제재의 일환으로 러시아의 칼리닌그라드(Kalinigrad) 주로 가는
화물 수송을 제한함에 따라 리투아니아, EU 및 나토(NATO) 대 러시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러시아의 칼리닌그라드는 고립된 역외 영토(exclave)로 같은 유럽 대륙에 있지만 러시아 본토와 분리되어있다.
칼리닌그라드는 남쪽으로는 폴란드가 동쪽과 북쪽으로는 리투아니아가 가로막고 있으며
서쪽으로는 발트해가 있어서 육로 상으로는 고립되어 있는 지역이다.
어떻게 러시아는 본토로부터 이렇게 동떨어진 영토를 가지게 되었을까?
이 지역이 처음부터 러시아의 영토였던 것은 아니다.
과거 독일의 영토였던 이 지역은 제2차 세계대전 중 1945년 4월 소련이 서진하며 이 지역에 진주하게 되었고
1945년 7월 17일부터 8월 2일까지 열린 포츠담 회담(Potsdam Conference)에서 소련에 할양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Lister & Picheta 2022). 독일에서 쾨니히스베르크(Königsbarg)라고 불리던 지역은 이때부터 칼리닌그라드로 불리게 되었고 1991년 소련의 해체된 이후 이를 이어받은 러시아가 현재까지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현재 유럽의 지도를 보았을 때 과거 독일의 쾨니히스베르크와 독일의 본토 역시 동떨어져있다.
언제 어떻게 이 영토는 독일의 영토가 된 것이며, 왜 오늘날은 독일과 이 지역 사이에 폴란드가 가로막고 있을까?
쾨니히스베르크와 독일의 역사는 13세기로 거슬로 올라간다. 가톨릭 기사단이었던 튜튼 기사단이 이 지역의 원주민을 정복하면서 튜든기사단국(State of the Teutonic Order)이 탄생하였다. 이 당시부터 튜든기사단국은 폴란드 왕국과 리투아니아 대공국과 싸우며 성장하였고 이후 튜든기사단국은 프러시아 공국, 프러시아 왕국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18세기 프러시아는 수백개의 국가로 나누어져 있던 독일 지역을 프러시아를 중심으로 1871년 통일하였고 독일 제국(German Empire)이 탄생하였다(Dickinson 2008, 129). 독일 제국은 제1차 세계대전을 일으켰고, 제1차 세계대전에서의 패배로 인하여 위 지도에서 노란색에 해당하는 지역을 주변 국가에 할양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독일 제국의 동프러시아 지역이 독일의 본토와 분리가 된 것이다. 이후 제2차 세계대전에서 다시 나치 독일이 패배하면서 초록색과 보라색 지역을 각각 폴란드와 소련에 할양하게 되었다. 그 결과 오늘날 독일과 칼리닌그라드 사이에는 넓은 폴란드의 영토가 가로놓이게 되었다.
오늘날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 발틱함대(Baltic Fleet)의 주요 항구인데, 발틱함대의 128th 수상함 여단, 71th 상륙함여단 등이 있으며 지상군으로는 육군 및 해병 포함 약 1만5천여명의 명력이 주둔하고 있다, 특히 칼리닌그라드 항은 러시아의 부동항으로 발트해를 포함한 유럽지역으로 러시아의 군사력을 투사하고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매우 중대한 역할은 하는 지역이다.
따라서 리투아니아의 칼리닌그라드 봉쇄는 러시아에는 매우 큰 위협이며 러시아는 이에 대해 격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하지만 리투아니아는 독자적인 제재 조치로 칼리닌그라드를 봉쇄하는 것이 아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ion)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처벌로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으며, 이번 4차 EU 경제 제재의 과정에서 칼리닌그라드에 대한 봉쇄가 발생하게 되었다. 친러시아 정권이 지배하고 있는 벨라루스까지는 수송에 문제가 없지만 리투아니아가 자국의 영토 이용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는 칼리닌그라드에 접근이 불가능하다.
러시아는 리투아니아를 통한 EU의 경제제재에 대하여 리투아니아 정부에 제재를 즉각적으로 해제할 것으로 요구하였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제재에 대하여 "전례없는", "불법적인" 제재라고 강하게 비판하였으며 리투아니아 정부에 강력한 보복을 예고하였다(Vella, Muniz & Lynch 2022). 이에 리투아니아 정부는 이번 제재가 리투아니아 단독의 제재가 아닌 EU 차원에서 진행된 제재임을 강조하였다.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 본토로부터 상당부분 물자를 의존하고 있음에 따라 이번 제재는 러시아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White 2022).
하지만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리투아니아를 공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리투아니아는 2004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루마니아, 불가리아와 함께 나토의 회원국이 되었다. 나토는 현재 우크라이나는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러시아 군과 교전하지 않는 이유는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회원국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시아가 나토의 회원국인 리투아니아를 공격할 경우 일명 나토의 Article 5가 작동하여 나토 집단방위(collective defense) 차원에서 나토의 모든 국가들은 러시아와 전쟁을 하게된다. 이는 미국이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빌미를 주는 것이며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제한전쟁을 통해 일정부분 현상타파의 전략목표 달성을 하고 있는 러시아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리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는 군사적인 방법 외에도 다른 수단을 활용하여 리투아니아를 포함한 EU 국가들을 압박할 수 있다. 특히 에너지를 포함한 경제적인 수단을 활용 시에는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에너지를 이용한 강압(coercion)은 다른 글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Reference
- Dickinson, Edward R. 2008. "The German Empire: An Empire?" History Workshop Journal 66, 129-162.
- Lister, Tim and Rob Picheta. 2022. "Why Kaliningrad, Russia's toehold in Europe, could be the next flashpoint in its war against Ukraine." CNN(June 22).
- Ryan, White. "Why is Lithanina risking Russia's wrath over Kaliningrad?" Defense News(June 22).
- Vella, Jakob H., Luanna Muniz, and Suzanne Lynch. 2022. "European officials scramble to douse Kaliningrad tensions." Politico(June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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