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국제관계 영화를 추천하려고 하는데요.
바로 "뮌헨 전쟁의 문턱에서"입니다.
영화[뮌헨 전쟁의 문턱에서]
이 영화는 국제관계 사에서 가장 중요하다고도 할 수 있는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 직전의 사건을 그린 영화입니다.
영화의 세부적인 내용 자체는 허구인 소설이지만
영화에 나타난 역사적 상황과 주요 인물들을 실존인물이죠.
영화는 뮌헨 협정의 뒷 이야기를 Fiction을 활용하여 더욱 박진감 넘치게 보여줍니다.
오늘의 리뷰는 영화에서 나타난 역사적 사건에 대한 몇 가지 내용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전간기(Interwar Period, 1919~1939), 20년 간의 평화와 위기
1919년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부터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까지의 기간을
전간기, 영어로는 interwar period라고 부릅니다.
이 기간은 국제관계가 격변하던 시기이며 E.H Carr는 [20년 간의 위기, 1919-1939] 라는 책을 저술하기도 하였죠.
Carr는 자신의 이 저서를 통해서 당시 현실주의가 국가지도자들로부터 어떻게 외면받고
어떻게 자유주의를 바탕으로 한 외교가 힘을 얻게되었는지 설명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자유주의적 인식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인물이 바로
영화의 주요 인물 중 하나인 영국 수상 네빌 체임벌린(Neville Chamberlain, 1969-1940)입니다.
영화 내내 줄기차게 그는 그는 어떤 일이 있어도 전쟁의 발발은 막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제1차 세계대전은 인류에게 너무나 끔찍한 기억이었고, 다시는 이러한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힘에 의한 경쟁이 아닌 국가간 협력과 약속을 통해 평화를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되었죠.
(제1차 세계대전이 힘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군비경쟁과 복잡한 동맹관계로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이 바로 오늘날 UN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국제연맹(League of Nations)입니다.
국제연맹은 자유주의를 기반으로한 전 세계국가들의 집단안보를 통해 전쟁을 막고자 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의 전후 처리를 논의하는 파리강화회담에서 네 개의 주요 조약이 체결되었는데요.
베르사유 조약, 생제르맹 조약, 트리아농 조약, 세브르 조약이 바로 그것입니다.
베르사유 조약의 결과 중 하나로 국제연맹이 탄생하였고
국제연맹에 의한 세계질서를 바로 베르사유 체제라고 합니다.
국제연맹에서는 국가 간 동맹이 아닌 어느 한 국가라도 침략전쟁을 일으킨다면
다른 모든 국가들이 힘을 합쳐 이를 막는다는 집단안보를 추구했습니다.
2. 베르사유 체제의 반항아: 일본, 이탈리아, 독일
하지만 국제연맹의 집단안보를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고
침략의 의도가 있는 국가들을 막지 못했습니다.
1931-32 일본의 만주사변, 1935년 이탈리아의 에티오피아 침략, 1936년 독일의 라인란트 진군으로
전간기의 짧은 평화가 다시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위기에서 국제연맹과 영국,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그들의 침략을 저지하지 못했고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했죠.
그 와중에 가장 위협이 되는 것은 바로 독일이었습니다.
독일은 제1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던 국가였고 강력한 국가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독일이 다시 팽창을 시작하는 것은 무엇보다 유럽의 큰 위협이었죠.
영화에서 체임벌린 영국 수상이 독일의 체코 주데텐란트 할양 요구 상황에서
이탈리아 무솔리니에게 연락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히틀러의 나치즘이 무솔리니의 파시즘에서 영감을 받았고, 히틀러가 무솔리니를 신뢰했기 때문에
체임벌린 수상은 무솔리니를 통해 히틀러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죠.
영국과 프랑스를 주축으로 한 국제연맹이 이탈리아의 에티오피아 침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들이 무솔리니의 도움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죠.
그 결과 바로 역사적인 뮌헨 협정(1938. 9. 30)이 개최되게 됩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의 수장이 만나 주데텐란트 문제를 해결하기로 한 것이었죠.
영화는 이 시점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영국과 독일 외교관의 노력을 소재로 집중 조명합니다.
하지만 이 때 체코슬로바티아의 대표는 초대받지 못했고
강대국들이 유렵 약소국의 운명을 마음대로 결정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죠.
3. 뮌헨협정의 체결에 대한 논란 : 전쟁을 막을 마지막 기회? 전쟁 준비를 위한 시간 확보?
국제관계학에서 역사를 배울 때 1938년 뮌헨협정은 현상타파 국가의 Salami tactic과
현상유지 국가의 안일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등장합니다.
뮌헨협정에서 영국과 프랑스가 전쟁을 불사하고 물러서지 않았다면 히틀러가 이들 국가의
결의를 확인하고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을 수도 있었으며 설령 전쟁이 발발했다 하더라고
독일이 팽창하기 전에 지정학적으로 유리한 위치에서 전쟁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죠.
체임벌린 수상은 히틀러가 주데텐란트를 마지막으로 영토 요구를 중단하겠다는 주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고, 이는 히틀러의 체코슬로바키아 완전합병으로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한편, 영화는 다른 주장을 합니다.
영화가 끝나고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
체임벌린 수상은 뮌헨협정을 통해 오히려 영국, 프랑스 등의 연합군 국가들이
전쟁을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1년 더 확보했다고 주장합니다.
이 주장을 여러 논란이 될 수 있는데요.
이 기간이 전쟁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면,
왜 영국과 프랑스는 초전에 독일에게 완전하게 패배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일까요?
많은 것을 고민하게 하고, 역사적으로 중요한 순간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영화,
[뮌헨, 전쟁의 문턱에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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