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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 이슈와 사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재개 과정과 튀르키예(터키)의 역할

by Keep Learner 2022. 8. 7.

2022년 2월 시작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휘청였습니다.

 

특히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였고

이와 더불어 세계의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항로인 흑해를

러시아가 봉쇄하면서 세계적인 식량 위기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러시아, 유엔, 튀르키에(터키) 간의 협상이 타결되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재개를 허용하여

세계 식량 위기 사태가 해결되고 상당부분 경제적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여기에 왜 튀르키예(터키)가 끼여있는 것일까요?

 

오늘 포스팅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재개를 위한 협상의 과정과

그 과정에서 튀르키예가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였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SUMMARY
1. 전쟁으로 인한 세계 식량 위기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 세계 식량위기('21년 대비 식량가격 30% 인상)
  - 러시아 + 우크라이나 밀 & 보리 전세계 수출량의 1/3 규모
  - 우크라이나 : 러시아의 흑해 봉쇄로 곡물 수출 제한
  - 러시아 :  EU와 미국의 경제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유라시아경제연합국(EEU) 곡물 수출 중단 선언
2. 유엔과 튀르키예(터키)의 중재를 통한 곡물 수출 협상
  -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2022년 7월 22일 이스탄불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협상 타결
  - 협상 내용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수출 선박 공격 중단,
                       튀르키예의 우크라이나 선박 검사(무기 밀수 확인),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곡물 수출 통제 센터 설립
3. 왜 튀르키예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중재를 맡았나?
  - 1936년 몽퇴르 협약을 통해 터키에 보스포러스 해협 통제권 부여 :
     민간 선박 통행 보장 및 군 함정 통행 제한
  - 튀르키예 국내 쿠르드족 문제 해결 및 시리아 내 쿠르드족 퇴치를 위해 러시아의 협력 필요
  - 주변 지역 분쟁 적극 개입을 통해 지역 내 튀르키예의 영향력 확대 및 국가적 위상 증진

1. 전쟁으로 인한 세계 식량 위기

 

UN의 보고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하여

2021년 대비 전 세계 식량 가격이 전체적으로 30% 인상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식량 문제는 세계 경제 영향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와 같이 기존부터 식량 문제를 겪고 있던 국가들에 치명적인 식량 부족 사태를 몰고왔습니다.

 

이러한 식량 부족 사태가 발생한 것은

세계 곡물 수출 시장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고 있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벨라루스의 곡물이 수출되지 못했기 때문이죠.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밀과 보리 수출은 전 세계 수출량의 1/3 규모로 

상당한 양을 자랑합니다.

 

우크라이나의 경우에는 수출을 하고는 싶지만

주요 곡물 수출 경로인 오데사 항구 - 흑해 - 보스포러스 해협 - 지중해 로 연결되는 해상 수출로에서

흑해 해상를 장악하고 있는 러시아에 가로막혀서 수출을 하지 못하고 있었죠.

 

러시아의 경우에는 EU와 미국의 경제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6월 중순부터 자국의 곡물의 수출 중단 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영향권 내에 있는 구 소련  국가들의 경제연합인

유라시아경제연합국(EEU)의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키르기스스탄 등 5개 국을 포함하여

밀, 보리, 호밀, 옥수수 등의 곡물수출 중단을 선언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전 세계 식량 위기는 더욱 심각해졌죠.

 

2. 유엔과 튀르키예(터키)의 중재를 통한 곡물 수출 협상

 

이러한 전 세계 식량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유엔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EU 등과 접촉하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결국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를 통해서 7월 22일 튀르키예의 이스탄불에서 곡물 수출 관련

4자(우크라이나, 러시아, 유엔, 튀르키예) 간의 협상이 열렸습니다.

 

이 협상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그리고 튀르키예는 흑해에서 

튀르키예의 보스포루스(Bosporus) 해협을 지나 지중해로 가는 곡물 수출 항로의 보장을 위해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곡물수출 통제 센터의 설립을 합의하였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안정하게 곡물을 수출할 수 있게 되었고

러시아는 흑해에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선박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한 가지 약속이 더 있습니다.

 

러시아는 계속해서 우크라이나가 흑해를 통해 외부로부터 무기를 밀수하고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물론 우크라이나는 이러한 사실을 부인하였으나

이번 합의를 통해 튀르키예가 중재자의 입장에서

흑해를 통과해 우크라이나로 가는 선박을 유엔의 지원을 받아 검사하는 임무를 맞게 되었습니다.

 

3. 왜 튀르키예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중재를 맡았나?

 

튀르키예의 지정학적 위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특히 지중해와 흑해를 연결하는 보르포루스 해협이 터키를 지나기 때문에

터키는 흑해와 지중해의 해상 무역로를 관리하는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있죠.

터키의 지정학적 위치와 보스포루스 해협 ./ 출처 : 구글 지도

1936년  (당시)터키는 흑해 연안의 국가들(불가리아, 루마니아, 소련)과 

영국, 프랑스, 르기스, 일본, 유고슬라비와 함께

해협의 체제에 관한 몽트뢰 협약(Montreux Convention Regarding the Regime of the Strait)을 맺습니다.

 

이 조약의 핵심적인 내용은

- 민간 상선의 자유로운 보스포러스 해협 통과를 보장하고

- 일정 규모 이상의 군함이 이 해협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며

- 해협의 통제권을 (당시)터키에게 부여한다는 것이였습니다.

 

이를 통해 이 지역 해상에서의 군사적 충돌은 막고

해상 무역을 보장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튀르키예는 몽트뢰 협약이 부여한 권한을 통해

흑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해상 무역을 중재할 책임과 권한이 있는 것이죠.

 

이외에도 튀르키예는 외교적으로 매우 특수한 위치에 있습니다.

튀르키예는 나토의 회원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동맹 체제의 일원이지만

최근들어 독자적인 외교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나토의 최전방에 있는 튀르키계의 특수한 입장 때문입니다.

튀르키예의 안보의 관심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 쿠르드족에 의해 내부 분열 방지

- 키프로스에서의 그리스 위협 억제

- 투르크족의 맹주로서 지역에서의 영향력 강화 등이 있죠.

 

무엇보다 첫번째 안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튀르키예는 러시아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쿠르크족 위협의 핵심은 ISIS 퇴치 과정에서 미국의 지원을 받아 성장하게 된

시리아 내 쿠르드족입니다. 튀르키예는 이들의 영향력과 결집력이 강화되는 것을 막고

터키 내부의 쿠르드족이 이들과 동조하여 독립의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두려워하죠.

 

이 때문에 튀르키예는 시리아 내부로 군사력을 투사하여 

30Km의 폭을 가지는 Buffer Zone을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정부가 이를 반대하기 때문에

국내 안보 상황에 있어서 러시아의 협력이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튀르키예는 서방 국가들 뿐만 아니라

러시아와도 적극 협력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튀르키예는 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추구하기 때문에

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중재하는 것이 자국의 영향력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오늘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곡물 협상 타결과 

이 과정에서 튀르키예의 역할을 그 지정학적 위치와 안보 상황을 통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쉽고 재미있는 국제관계 & 정치학 이야기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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